2011년 1월 27일 목요일

추억의 오락실게임



전자오락실이라는 곳이 지금도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 그곳은 한 마디로 마법의 세계였다. 모니터의 화려한 화면들과 다양한 전자음의 한가운데 있노라면 마치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시 어른들은 오락실을 '불량아'들의 집합소로 여겼던 것 같다. 항상 어른들 입에서 나오는 훈계중에서 불량식품, 만화방, 오락실이 3대 단골메뉴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틈만나면 오락실로 달려갔다. 그곳에 마법같은 신세계가 존재했으니. 그들만의 판타지가 있었으니...! 지금이야 오락 한 판에 얼마인지 알 수도 없지만 당시에는, 50원짜리 동전 하나면 아이들은 언제라도 자신들의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간혹 자신의 동전을 다 쓰고, 아쉬운 마음에 다른 이들의 게임을 구경하다가 오히려 더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 아차 싶어서 밖으로 나가보면 어느새 컴컴해진 풍경과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래도 그 때, 그 아이들의 머리 위에는 축복과도 같은 판타지가 존재했었다. 전자오락이 단지 회로연결 같은 걸로 이루어진 기계덩어리가 아니라, 정말로 세상 어딘가 존재하는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여겨져 설레는 마음에 잠못 이루곤 했었다. 어쨌거나 그 시절, 50원짜리 하나에 많은 아이들은 울고 웃었다. 동전은 마법의 문으로 향하는 열쇠였고, 그 판타지 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기사도 되고, 특수요원도 되고, 무술의 고수도 된다. 어쨌거나 정의의 편에 선 용사가 될 수 있다. 적들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다. 그러고 나면 정말로 영웅이 된 기분이 든다. 그런 야릇한 감정은 도대체 뭐였을까? 단지 망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가슴 벅찬 환희였다. 그것은 꿈이고, 상상력이고, 판타지에 대한 믿음 같은 거였을 테다. 신이 아이들에게만 부여한 특별한 감정임에 틀림없다. 어른이 된 지금은 아무리 해도 절대로 느껴볼 수 없는 특별한 감정...!!

아무튼 이제는 21세기- 2011년을 앞두고 있다. 전자오락 같은 것은 옛 시절의 아련한 기억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나는 간혹 생각한다. 따분한 현실에 싫증이 난 꼬마를 아슬아슬하고 황홀한 모험의 세계로 초대해 주었던 50원짜리의 판타지를...! 그래서 그 시절 가장 즐겨했던 추억의 오락실게임 10개를 정리해보려 한다. 80년대에 초등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추억의 오락실 게임 베스트 10
(철저히 개인적 취향에 의거했음)


10위 - 엑스리온

사실 최초로 해본 오락실 게임은 갤러그이다. 갤러그 다음으로 해본 오락이라면 언제나 갤러그 기계 옆에 형제처럼 딱 붙어 있던 엑스리온이다. 갤러그는 국내 전자오락의 신호탄이 된 작품이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전투기 모양을 한 하얀색 우주선이 무수히 달려드는 파리들을 죽인다. 그 시절 아이들은 정말 많은 파리들을 잡았다. 하지만 의외로 이 단순한 설정의 오락은 제법 고난이도를 자랑한다. 섣불리 달려들다간 10차 이상을 넘기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파리잡기에 지친 아이들은 눈을 돌려 엑스리온을 하곤 했다. 엑스리온은 갤러그와 비슷한 패턴인데 좀 더 화려하고 다양해진 적들이 등장한다. 특히 압권은 보스 캐릭터다. 아래 화면으로 보이는 저 거대한 괴물체. 정식 명칭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저것을 왕독수리라 불렀다. 자동 연발로 왕독수리를 포격시키는 짜릿한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9위 - 고릴라 쿵후

이 오락도 상당히 즐겨했던 작품이다. 2인용 액션 게임인데 소년 황비홍 같이 생긴 주인공이 등장해서 악당들에게 잡혀간 여자친구를 구하러 가는 스토리다. 재미있는 것은 싸움 도중에 시간을 끌게 되면 거대한 고릴라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고릴라는 검은 고릴라 한 마리만 등장하는데 스테이지가 거듭될 수록 두 마리씩 등장하고, 때때로 분홍색 고릴라, 초록색 고릴라가 등장하기도 한다. 불을 뿜는 거대한 고릴라 캐릭터는 어린 나에게 상당히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와닿았다. 그래서 중독적으로 계속 이 게임을 했던 것이다. 이 시기에 고릴라 쿵후 외에 손오공이라는 2인용 횡스크롤 게임도 즐겨했던 기억이 난다.






8위 - 쿵후 마스타

당시에는 쿵푸를 쿵후라 불렀던 것 같다. 그래서 이 게임의 제목도 쿵후마스타였다. 이소룡을 연상케하는 하얀 도복의 주인공이 등장해서 악당들에게 잡혀간 실비아라는 여인을 구하는 이야기다. 마치 당시 유행하던 중국 무술 영화의 라스트 씬처럼, 총 5층으로 이루어진 악당의 소굴에 각 층마다 다양한 능력을 지닌 보스 캐릭이 등장한다. 1층은 몽둥이를 든 악당, 2층은 부머랭을 던지는 악당, 3층은 거인, 4층은 마법을 부리는 꼽추, 5층은 최종보스다. 실비아를 구하고 나면 실비아는 다시 악당들에게 붙잡히고 스테이지는 무한 반복된다. 각 층마다 보스 외에도 제법 아기자기한 장치들이 많이 등장한다. 2층에서는 뱀과 용, 난장이가 등장하고 4층에는 독나방이 등장한다. 어릴 때 굉장히 빠져들어서 했던 오락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악당들에게 잡혀간 실비아를 꼭 구해주고 싶어서였다! 어찌나 절실했으면 꿈까지 꿀 정도였다.






7위 - 람보2

이 오락은 대단히 유행했던 오락이다. 일단 2인용이라 아이들에게 선호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고, 당시(1985년 여름) 영화 '람보2'가 국내 개봉해서 기록적인 대흥행을 세워 전국민적으로 람보 열풍이 불 때였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람보2라는 제목으로 등장한 이 오락의 인기는 실로 선풍적이었다. 특히 F, L, B 등의 다양한 아이템들이 주는 재미와 변화무쌍하게 이어지는 배경들이 실제 전투 현장 속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뭐니뭐니해도 B폭탄의 위력이야말로 이 게임의 흥행을 주도한 일등공신이다. 난이도는 초중반은 쉬운데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급격히 어려워진다. 최종 보스는 거대한 악당인데, 아마 이 최종 보스까지 가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오락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우리편끼리도 죽일 수 있다는 것. 멋모르고 게임에 열중하다보면 자기편이 쏜 폭탄에 맞아 죽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했었다.






6위 -  보글보글

보글보글은 어찌보면 당시 오락계의 작은 혁명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굉장히 깔끔한 화면에 세련된 전개, 기발한 설정과 귀여운 캐릭터로 무장한 이 오락은 단숨에 오락계의 지존으로 떠올랐다. 더구나 금녀의 구역처럼 여겨지던 오락실에 여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도, 순전히 보글보글 때문이었다. 깔끔하고 귀여운 화면 덕에 여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내 기억으로 이 오락은 2인용이었지만 여타 2인용 오락이 50원에 2인용이었던 것에 비해, 이 오락은 100원에 2인용이었다. 말하자면 꽤나 비싼 오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오락 한 번 하려면 기계위에 순번을 알리는 동전을 올려놓고 한참을 기다려야만 할 정도였다. 총 100차로 이루어져 있지만, 역시 원코인 클리어를 하기엔 무리가 따를 정도로 후반부에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5위 - 슬랩화이트

이 오락도 상당히 히트를 친 오락이다. 변신합체 우주선이 등장하는 슈팅게임인데,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탑재된 우주선으로 변신합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마 가장 인기 있던 무기 '유도탄'이었을 테다. 한 번 쏘기만 하면 알아서 적들을 격침시켜주니까 무척 편리했던 것이다. 사실 이 오락은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오락이다. 중반 이후부터 엄청나게 쏟아지는 총알들을 피해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그렇게 비처럼 쏟아지는 총알 사이사이를 피해다니는 그 아슬아슬한 재미는 상당하다. 클리어 하고 나면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되는 구조인데, 어릴 적 이 오락에 푹 빠져서 나중에는 원코인 투클리어 이상은 갈 정도의 실력으로 성장했었다.






4위 -  그린베레

그린베레 역시 내 기억에 최고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그린베레 요원이 인질로 잡힌 동료들을 구하러 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평소에는 칼을 쓰고 중간중간 중대장을 무찌르면 무기를 얻는다. 굉장히 단순한 설정임에도 의외로 박진감이 넘치는 게임이다. 난이도는 대체적으로 중하 정도의 수준이다. 총 4개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1차 보스는 그냥 스키점퍼 입고 날아차기 하는 인간들, 2차보스는 양쪽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개떼들, 3차보스는 수류탄 던지는 헬기 세 대, 4차보스는 화염방사기 쏘는 3명- 난이도로 보면 오히려 2차나 3차보스가 까다로운 편이다. 아무튼 최종 보스까지 격파하면 다시 1차부터 새로 시작, 끝없이 반복된다. 다만 점점 더 난이도가 높아진다. 지금 생각해보니 초등학생 시절, 거의 오락실의 반 이상을 이 게임을 하느라 보낸 것 같다. 칼 하나를 들고 인질로 잡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뛰어드는 주인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었다.






3위 - 쌍룡

쌍룡, 혹은 더블드래곤으로 알려진 작품. 보글보글 못지 않게 오락계의 센세이션으로 손꼽히는 명작이다. 이 작품이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뛰어났던 점들은 우선 뛰어난 타격감이다. 당시 사회 분위기로 보면 꽤나 폭력성 조장의 우려가 들 정도로, 이 게임 속의 격투씬들은 실감남다. 주먹으로 치고 니킥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칼로 찌르고, 드럼통을 던지고 등등- 다양한 전투씬이 등장하는데, 그 때마다 음향효과가 무척 뛰어난 편이라 타격감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또한 이 작품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악당들이 등장한다. 분류를 해보면 흑인 싸움꾼, 무표정한 얼굴의 싸움꾼, 그리고 머리스타일이 치렁치렁한 싸움꾼, 이렇게 세 명이 베이스로 깔려 있고 거기에 채찍을 든 금발의 곱슬머리 여자, 백인 거구, 흑인 거구 등이 행동대장으로 등장한다. 매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보스들도 인상적이다. 1차 보스는 흑인 거구, 2차 보스는 주인공과 똑같은 기술을 구사하는 남자, 3차 보스는 백인 거구 2명, 4차 보스는 파란색 거구, 그리고 5차에는 총을 든 최종 보스가 등장한다. 주요 스토리는 여자친구를 납치해간 거리의 암흑 조직을 뛰어난 무술실력을 지닌 두 파이터가 일망타진한다는 내용이다. 늘 그러하듯, 굉장히 정의롭고 판타지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당시 치고는 상당한 그래픽 기술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화려한 색채와 깔끔한 캐릭터들, 그리고 현실감있게 그려진 배경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그 뿐 아니라 4차 보스를 깨기까지 단 한 번의 로딩없이 이어진다는 것도 놀랍다. 말 그대로 화면이 한 단 번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당시 기술로서는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었으리라. 아무튼 과격한 폭력성과 영화같은 낭만성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당시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전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2위 - 타이거 로드

이 작품은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크게 히트를 친 작품 같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다. 스토리를 보면 소림사에서 뛰어난 무술을 연마하던 주인공이 납치된 꼬마승들을 구하기 위해 악의 소굴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부터 굉장히 버라이어티하고 실제로 상당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어릴 적, 이 작품에 매료되었던 이유가 바로 한 편의 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케일 때문이었다. 이 게임 속에는 실로 엄청난 악당들과 괴물들이 등장한다. 반인반수 괴물, 드래곤, 거인, 뱀, 좀비, 강시, 거대해골, 괴물천수보살, 흡혈박쥐, 거대거미, 귀신, 원시인, 해골해적, 로봇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눈을 즐겁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무너지는 다리, 폭포수, 정글 등등 배경도 상당히 변화무쌍하고 심지어 하늘을 날기까지 한다. 그래픽도 상당한 수준이며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이 등장해서 시종일관 화면 속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난이도는 거의 극상의 난이도를 보인다. 때문에 원코인 클리어가 상당히 까다롭다. 어릴 적에 이 작품의 뒷 전개가 궁금해서 50원짜리가 생길 때마다 오락실로 달려가곤 했었다. 드래곤, 거인, 좀비, 강시 같은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그 센세이션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과연 그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들이 등장할 지 무척 궁금했었다. 물론 나중에는 원코인 클리어의 경지에까지 올랐지만, 의외로 최종 보스는 시시한 편이었다. 그 이유는 롤플레잉 게임처럼, 이 작품 역시 최종 보스까지의 머나먼 여정을 하다보면 주인공 캐릭도 저절로 강해져 있기 마련이어서 상대적으로 최종보스가 나약하게 느껴진 것이다. 아무튼 이 한 편을 클리어하고 나면 어쩐 일인지 굉장히 뿌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꼬마시절, 이 작품의 클리어 이후 오락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왠지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두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괜히 내가 강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1위 - 원더보이2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최고의 오락은 이 게임 원더보이2다. 정식명은 '원더보이 몬스터랜드'다. 원더보이1편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역시 2편에 비하면 1편은 한없이 심심한 작품이다. 아마도 1편의 성공으로 2편이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제작된 듯 싶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제작된 2편은 1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오락실에서 이 원더보이2에 쏟아진 인기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어찌나 인기가 많던지 원래 1인용 게임인 이 오락은 한 판에 50원이 정당한 가격이었는데, 일부 오락실에서는 은근슬쩍 100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보글보글처럼 2인용 게임으로 100원이 아닌 1인용 게임이 100원인 것은 당시로는 상상도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비싼만큼 그 값을 한 작품이었다. 아무리 100원짜리 게임이라해도 언제나 자리가 없어서 못할 정도였다. 일단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하면 1시간이든 2시간든 기다려야 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롤플레잉게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용감한 소년 전사가 악당들이 지배해버린 대륙을 구하기 위해 대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다. 처음에는 무기도 장비도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용사를 돕는 이들이 있고, 또 돈을 벌어서 무기와 갑옷을 사고, 그것들을 업그래이드 시키고 그래서 더욱 강해진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드래곤을 무찌르고 마을의 평화를 지켜낸다. 지금으로 치면 한 편의 판타지 소설과도 비슷한 설정이다. 말 그대로 소설을 능가하는 서사를 지닌 작품인 것이다. 이점이 바로 당시 아이들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것이다. 처음에는 볼품없어 보이는 나약한 소년용사가 모험을 떠나면서 차츰 힘을 얻고, 돈도 얻고, 그 돈으로 좋은 무기류를 구입하고, 또 괴물을 무찌를수록 더 강해지고, 그래서 소년은 더욱 크게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낭만적 모험심리가 당시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것이리라. 너나할 것 없이 아이들은 오락실로 달려가 원더보이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원더보이2에 접속할 때마다 나는 정말로 원더보이가 되어 몬스터 랜드의 한 가운데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뱀을 무찌르고, 버섯돌이를 무찌르고, 해골귀신, 기사, 대왕오징어에 맞서 싸우다 보면 내 자아도 용감한 전사로 변모하고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길고 험난하면서도 다이내믹하고 익사이팅한, 그 모험의 끝에서 마침내 드래곤을 무찌르고 마을의 평화를 지킨 후 우주로 날아가는 원더보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따라서 곧 우주로 날아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전 하나로 '원더보이2'는 어린 나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던 것이다. 웬만한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한 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비한 감정을!!







내 기억속 추억의 오락실게임 베스트 10

1. 원더보이2
2. 타이거 로드
3. 쌍룡
4. 그린베레
5. 슬랩화이트
6. 보글보글
7. 람보2
8. 쿵후마스타
9. 고릴라쿵후
10. 엑스리온

이외, 갤러그, 손오공, 너구리, 소림사가는길, 꾸러기5형제, 흑룡, 카발, 벽돌, 아이엠쏘리, 테트리스 등등.. 그시절 나는 50원짜리 하나로 무수히 많은 판타지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80년대 그 시절의 낭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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